선린연구소 성매매 수사에서 상상이 포함되면 무죄판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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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씨와 담대씨는 각자 자택에서 우편물로 도착한 약식명령을 받았습니다. 우편물에 적힌 사건은 성매매알선등
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성매매)에 관련된 것으로, 여기에는 여러 명의 피고인 이름과 직업, 주소지가 적혀져 있었습니다.
용기씨와 담대씨의 이름은 여러 피고인 명단 중 아래쪽에 위치해 있었고, 각자 벌금 50만원에 처한다는 내용도 기재돼 있었습니다.
뒷페이지를 넘겨 보니, ‘범죄사실’이라는 제목과 함께 각 피고인들의 범죄행위가 빼곡히 적혀져 있었습니다.
이들 모두 한 오피스텔에서 여러 차례 화대를 지급하고 성매매를 했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는데,
용기씨와 담대씨는 각각 한 번씩 성매매를 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약식 명령을 받으면 벌금을 계좌이체해 몇 분만에 사건을 끝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었습니다. 반면, 일 주일 안에
이의제기를 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몇 개월이 걸릴 지 예상할 수 없었지만,
용기씨와 담대씨는 후자를 택했습니다.
약식명령을 받기 9개월 전, 먼저 용기씨 이야기입니다. 직업상 어깨를 많이 쓰는 용기씨는 담결림 증상 때문에
마사지 업소를 검색하다가 A업소에 마사지를 예약했습니다.
용기씨와 A업소 업주인 B씨는 인근 편의점에서 만났고, B씨는 마사지비용을 받은 뒤 A업소로 들어가라며 자리를 떴는데요.
A업소 건물은 간판도 없고, 오피스텔이지만 허름한 분위기의 장소였기 때문에 용기씨는 께름칙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용기씨는 돈을 낸 건 아까웠지만 B씨에게 환불을 요구하기가 두려워, 5분 뒤 집으로 돌아와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담대씨 이야기입니다.
담대씨는 친척 형과 그의 지인을 위해 A업소에 예약을 했고, 세 사람이 함께 택시를 타고 A업소를 찾았습니다.
담대씨는 업주 B씨에게 전화해서 방 호실을 확인한 뒤 형과 지인에게 알려주고, 자신은 택시를 타고 돌아갔습니다.
두 사람 모두 A업소를 방문하고 비용을 지불한 것은 맞지만 용기씨는 담결림을 풀어 줄만한 마사지 업소를 찾았던 것이라 돌아왔고,
담대씨는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주고 본인은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이 일들이 일어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A업소는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업주 B씨를 신문했고, 증거자료로 업소 영업장부를 얻었습니다.
B씨는 영업장부에 적힌 손님들의 아이디가 모두 실제 성매매를 한 당사자라고 진술했고, 경찰은 이를 그대로 믿고서
용기씨와 담대씨에게도 성매매 혐의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영업장부에 기재된 정보에는 성매매 여성의 예명, 예약시간, 손님의 아이디, 지불금액 등 간단한 내용만 적혀져 있고
직접적으로 성매매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는 증거가 되기에는 허술해 보였습니다.
특히 B씨는 피의자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고용 중인 성매매 여성의 수, 업소 운영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수차례 말을 바꿔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졌습니다.
업주 B씨 역시 용기씨와 담대씨처럼 당시 실제로 성매매 행위가 일어났는지 알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용기씨와 담대씨가 B씨와 통화한 내역이 성매매 행위를 증명하는 근거가 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피고인 또는 피의자의 유죄가 증명되지 않는 한
무죄로 간주한다는 원칙을 의미하며, 형사소송에서 가장 큰 대원칙으로 작용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증거로 제출된 것이 업주 B씨를 신문한 피의자신문조서, 허술한 영업장부, 인근 장소에 도착했다는 대화를 나눈
통화내역이 전부였습니다. 피의자신문조서에 적힌 B씨의 진술도 워낙 오락가락하여,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해당 영업장부에 적힌 내용만으로는 실제 성을 매수하는 행위가 있었음을 알 수는 없었습니다.
장부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손님들의 아이디로 실제 방문한 사람과 다를 수 있으며,
방문자들이 돈을 낸 사실만 존재했고, 성매매와 관련된 보다 직접적인 증거인 DNA나 피의자의 자백 등은 전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법무법인 선린은 이를 근거로 무죄를 주장했고, 재판부 역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범죄가 발생했을 때 객관적인 증거의 유무는 매우 중요합니다. 용기씨와 담대씨는 (실제 성매매를 했을)
여러 다른 손님들과 함께 영업장부에 올랐고, 수사기관은 이를 근거로 두 사람을 범죄자로 몰았습니다.
하지만 용기씨와 담대씨는 자신들이 무죄임을 알고 있었기에 끝까지 이를 주장하여 억울함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무죄추정의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물론 사건에 따라서는 무죄는 죄를 저질렀음에도
이를 증명하지 못했을 뿐인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무죄추정의 원칙은 깨져서는 안 되는 대원칙이며,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라도 생기면 안 된다는 것이 우리 법이 따르고 있는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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